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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투자

나는 배당주 투자가 싫다 : 배당주의 함정

나는 배당주 투자가 싫다 : 배당주의 함정

 제가 처음 미국 주식에 투자한 것은 물론 배당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배당에 짜기로 소문난 한국 주식만 하다가 주주 친화적인 미국 주식을 보고 여기가 천국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들을 별로 선호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세금과 죽음은 뒤로 미룰 수록 좋다.

 

 우선 제가 배당주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세금 문제입니다.

 

 주식에 투자를 하고, 배당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배당소득세를 15%가량 선취로 지불해야 합니다. 이게 세율이 높기도 높은데, 배당 재투자를 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이 세금도 복리로 계산해야 하므로 나중에는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반면에 비슷한 행위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최소한 세금은 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이 돈을 벌었으면 가장 좋은 행위는 투자를 통하여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가장 좋고, 두 번째로 좋은 것은 자사주 매입이 좋고, 마지막으로는 배당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죽음은 뒤로 미룰수록 좋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2. 배당주가 갖고 있는 본질적 문제 : 성장 정체

2020년도 배당킹 종목들

 위는 2020년도 배당킹 종목들입니다. 이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특징이 한 가지 있는데, 모두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점입니다. 돈은 잘 벌고 있지만, 쌓아둔 돈을 투자할 곳이 마땅히 없고, 자사주를 매입하기에는 주가가 높아서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배당률이 높은 주식들에 투자하는 ETF인 VYM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 극명해집니다.

 

세금 문제는 제하고 배당 재투자를 했다는 가정에서 비교를 해봐도 배당주 ETF는 지수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배당주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문제점 때문에 저는 배당주 투자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3. 많은 유튜버들이 배당주 투자를 이야기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서는 '찬바람이 불어오면 배당의 계절~'라는 배당주 투자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이런 영상을 만드는 것은 당장 1억을 투자하면 현금이 얼마가 들어온다 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쓰고 싶어서 그런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시중금리가 1%밖에 안 되는 시대에 지금 당장 5%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으니까요. 

 

 하지만, 그분들의 영상이나 책을 보시면 배당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배당 성장'을 기업 분석의 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당장 배당률은 높지 않지만, 5년 연속으로 배당성장을 하고, 코로나 위기에도 배당 성장을 한 것을 보면 회사 재무에 문제가 없겠구나!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일종의 배당 성장 투자 방법이죠. 이 말과 배당을 많이 받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그런데 배당 성장 ETF보다 지수 추종 ETF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것은 또 다른 함정...)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배당 행위를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배당을 조금 주는 기업을 찾아다니라는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배당도 안 주면서 성장도 못하는 거지 같은 회사가 훨씬 많습니다. 다만 제가 처음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배당에 대한 과도한 기대 때문에 정작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배당에 대해서 그것이 가진 위험성은 무엇인지, 나에게 배당 투자가 성향에 맞는지를 다른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