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史 이야기)한국을 뒤흔든 금융사기 : 옵티머스 사태 정리
오늘은 라임 사태와 비슷하게 터진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워낙 비슷한 시기에 터져서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엄연히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는 완전히 별개의 사건입니다.
1. 숫자로 보는 옵티머스 사태
① 피해규모 : 5천억원
② 피해인원 : 1000여명(인당 5억원의 피해액)
③ 특징 : 횡령, 환매중단, 폰지사기
2. 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2009년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이라는 사명으로 탄생한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2017년 12월부터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출시하였다. 그들은 안정적이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여 투자자들에게 펀드 상품을 판매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안정적이라고만 생각했던 옵티머스의 펀드가 돌연 2020년 6월 환매 중단을 선언하였다. 펀드업계에서 환매 중단은 사실상 파산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이미 세기의 금융사기인 라임 사태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투자자들은 당황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에 검찰과 금융위는 즉각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수사의 결과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옵티머스 측에서 투자한 것은 안정적인 공기업 매출채권이 아닌 옵티머스의 2대 주주가 대표로 있는 기업들의 사모사채였고, 이 회사는 다시 그 돈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비상장 주식 등 위험한 자산을 사들였던 것이다. 또한 이미 펀드 환매 중단 이전부터 옵티머스의 펀드들은 부실상태였기 때문에 투자금들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의 받은 투자금 5000억원 중 1000억원은 투자처도 알 수 없고 아예 공중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자금 세탁을 통하여 옵티머스 측이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
즉, 선량한 투자자들을 속이고 투자를 받아 돈을 빼돌려 위험 자산에 마구 투자하고, 돈도 횡령하고, 투자가 망하자 펀드 돌려막기를 한 셈이다. 횡령, 폰지사기, 기만 등 금융 사기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사건이다.
3. 법의 허점을 노린 옵티머스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금융위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했냐는 책임은 피할 수 없겠지만, 옵티머스든 라임이든 금융 후진국인 한국에서 요리조리 법망을 피해 가며 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옵티머스는 수탁기관, 사무관리 기관, 판매사가 업무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였다.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에는 사모사채를 매입하도록 하고, 한국 예탁결제원에는 이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변경 요청을 하였다. 그리고 판매사들에게는 마치 본인들이 안정적인 공기업 채권에 투자하는 것처럼 속였다. 아무도 이에 대해 의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애꿎은 투자자 1000여명의 돈, 5000억만 공중분해가 되었다.
4. 옵티머스 사태 그 이후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보상은 언젠가는 되겠지만, 가는 길이 쉬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특히나 관계사들이 연대책임은 무리한 요구라며 반발을 하고 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보상하는 길은 저 또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아마도 옵티머스에 투자한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성실히 살았던 노년층이었을 겁니다. 조금이나마 자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자신이 모은 전 재산을 은행만 믿고 맡겼을 텐데...
제발 앞으로는 이런 금융사기는 없어졌으면 좋겠고, 처벌 또한 강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징역 200년은 되었을 겁니다. 또한 투자자분들도 금융계의 격언인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을 새겨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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