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 일기 2: 조직을 떠난 이후의 삶(세무사, 가난, 운동)
나의 퇴사일기 1편 : sacramony.tistory.com/34
나의 퇴사일기 1 : 나는 조직지향적 인간인가?
"저, 회사 그만두려고요" 아직 차가운 바람이 가시지 않았던 어느 3월, 나는 팀장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뭐? 왜? 뭐가 힘들어서 내가 다 해결해줄게, 나랑 팀원들 생각해서 한 번만 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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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저는 4년 반 동안 몸담은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퇴사일도 결국은 오게 되었고, 당일까지도 인수인계 때문에 야근을 했지만, 어쨌든 저는 무연고의 백수가 되었습니다.
막상 퇴사를 하고나니, 참 덤덤합니다. 몇 안 되는 내 성격의 장점 중 하나인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는다는 것도 있고, 이전 퇴사 일기에도 밝혔듯이 내가 조직을 전혀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이직을 하지 않아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퇴사하신 분들이나, 고민 중 이신 분들에게 공감이나 도움이 되고자, 저의 퇴사 이후의 계획에 대하여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1. 전문직에 도전하자 : 세무사 도전
퇴사 이후에 앞으로 더 이상은 조직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개인 사업을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장사를 하기에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재수없게 들리시겠지만) 학창 시절 저는 공부를 꽤 잘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내신은 잘 못하는 편이었지만, 수능에서는 꽤 고득점을 받아 나름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학교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은 항상 받아왔습니다. 또한 CFA라는 국제 자격증을 취득한 경험도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내가 굳이 잘해왔던 종목이 있는데, 다른데 눈 돌리지 말고 전문직을 준비하자"
수 많은 전문직 중 내가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직업은 회계사와 세무사였습니다. 아무래도 경영학과를 졸업하기도 했고, 회사에서도 회계/세무 담당을 오래 해왔으니까요. 주변에 회계사를 준비하고 합격한 친구들이 워낙 많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회계사와 세무사 중 어떤 시험을 준비해야 할까? 에 대한 고민은 생각보다 쉽게 세무사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조직 생활보다 개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세무사가 더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회계사는 시험 합격 후 법인에 소속되어 일해야합니다. 반면 세무사는 '개업'에 특화된 자격증입니다. 세무사는 5개월의 수습기간 후에는 언제든지 개인 사무실을 차리고 조직에 소속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저는 회계사보다는 세무사를 택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세무사 시험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양과 난이도에서도 회계사 시험이 세무사를 압도하고, 수험생들의 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회계사 수험생들 사이에서 저의 학벌은 그냥 중간 정도이지만, 세무사 수험시장에서는 고학벌인 축에 속한다는 점도 당연히 세무사 수험 준비를 선택하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전문직은 대출이 잘나온다는 점 등도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큰 영향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더 이상 내가 원하지도 않는 삶에 나를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단 내가 잘해왔던 일, 꿈꿔왔던 삶을 살기 위해 저는 세무사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2. 세상에서 가장 가난해지자 : 중고차 판매
www.youtube.com/watch?v=huUqTWDVK6s
제가 한창 부동산 경매에 빠졌을 때 인상적으로 분 유튜브 영상이 있습니다. 부자아빠 청울림님의 영상이었습니다.
청울림님은 퇴사를 하시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타던 차량을 팔아 경차로 바꾸시고 스스로 가난을 택하셨다고 합니다.
저 또한 이 말에 큰 감명을 받았고 퇴사 후 바로 차를 팔아버렸습니다. 어차피 서울에서 공부할 경우에는 굳이 자가용이 필요 없고, 또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쏘카 등의 공유차량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생활 패턴 상, 저는 이미 가난하게 살고 있기는 합니다. 배달음식도 싫어해서 거의 안먹고,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소비하는 것에도 취미가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고정 수입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더 가난해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혹시 괜찮은 방안이 있다면 생활에 적용하고 블로그에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3. 아프면 안된다 : 운동하기
태어나기를 약골로 태어난 저는 몸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방 건강상태가 악화되곤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8년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5개월 간 장거리 출퇴근과 과중한 업무로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장기간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이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 사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다시 운동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퇴사 후 바로 그동안 꾸준히 해오던 크로스핏을 다시 시작하려고 박스에 다시 등록하였습니다.
장기간의 수험생활에서도 운동은 필수라고 많은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분들이 말씀해주셨는데 평소에 운동을 취미로 만들어둔 것이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현재 퇴사 후 계획했던 것들을 바로 실천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일단은 몇년만에 찾아온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저의 짧은 퇴사 일기가 혹 저처럼 조직 생활에 회의감을 느껴 전문직을 준비하시거나 건강상 문제로 일단은 계획 없이 퇴사하신 분들이나 퇴사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나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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