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 여정기 :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직장인으로서의 신분을 버리고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게되기까지의 여정을 포스팅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남기는 것은 절대로 김제동식의 위로나 퇴사종용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런 글을 남기는 이유는 요즘 제 주변에서 직장생활 3~4년차 되는 친구들이 엄청나게 많이 퇴사를 하고, 먼저 그러한 과정을 밟은 저에게 많은 고민들을 얘기해주더라구요(저는 군제대 칼복학, 칼졸업, 칼취업을 해서 남들보다는 조금 빨리 취업한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주제로도 글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포스팅해봅니다.
또한 퇴사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공감되는 내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어머 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라고 말씀해주시는게 기분이 제일 좋더라구요 ^^ 그래서 공감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이하에서는 경어체로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1.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다
2020년 12월, 4년차 직장인 김대리는 그 유명한 직장인 사춘기, 대리병에 걸리고야 말았다. 무슨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았고, 일은 하기가 싫고, 답답하고 우울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중2병 걸린 학생마냥 내가 원하던 삶은 이게 아닌데... 라고 나이에 맞지 않는 고민도 하였다.
직장인 선배들이라고 이런 기간이 없었을까? 아니다. 다들 있었고 이겨냈다. 이 때 직장인들이 많이 하는 선택은 결혼이었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이후에 다시 매너리즘이 생기면 아이를 갖는 것으로 이 사춘기를 극복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한국사회에서 키가 너무 작고, 외모가 지나치게 볼품없고, 남자다운 매력이란 하나도 없는 한국 남자 김대리에게 연애와 결혼이라는 것은 감히 닿을 수도 없는 별과도 같은 것이었다. 한때는 나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와 같은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며 사랑을 찾기위해서 노력했었는데, 어느 순간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것은 김대리가 연애를 해보고 싶어서 1000만원을 넘게 투자하고도 아무런 소득이 없은 때 였을 것이다.
2. 허무해지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나니, 그냥 허무해졌다. 나의 어렸을 적 꿈은 빨리 결혼해서 빨리 가정을 이루고, 빨리 자식을 낳아서 아버지로서 헌신하는 삶이었다. 부모로서 그렇게 사는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보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허무해지고 나니, 모든 의욕을 잃었다. 하지만, 굳이 회사를 떠날 용기가 없었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개중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긴 했었지만, 대부분은 너무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일머리가 굉장히 없는 편이라서 일을 엄청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열심히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다. 그리고 나의 외모가 딱 봐도 단체생활 잘 적응하지 못하게 생겼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사람들과도 친분을 쌓고 유대관계를 맺는 것이 즐거웠고, 사회생활에도 자신감도 생겼다.
그런 분들에게 내가 '퇴사하겠다' 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뭐... 사실 그렇게 큰 돈은 아니더라도, 우리 회사가 업계에서 그렇게 월급이 적은 편도 아니었고, 그냥 남자 혼자서 서울에서 생활하기에는 여유로울정도는 됐다. 서울에서 자가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3. 퇴사할 이유가 없을 때는 퇴사할 이유를 만들자
어영부영 그렇게 또 몇달을 회사를 다니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이제 그냥 나에게 퇴사할 이유를 만들어줘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회사에 부탁해서 직무를 옮겼다. 내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그 쪽으로 커리어를 쌓을 생각도 없고, 그냥 뒈지게 힘들기만한 그런 직무로 말이다.
처음부터 퇴사할 마음으로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 당시에는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 같다. 잘되면 이 회사를 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었고, 아니면 그냥 퇴사하자 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역시나 바뀐 직무는 너무 힘들었다. 출퇴근도 차량으로 왕복 3시간 이상이었고, 새로 바뀐 직무는 퇴근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냥 일반적으로 오전 8시 출근 후 오후 10시까지 업무, 주말에는 주중에 밀린 업무처리, 주말 당직 등등 계속 해서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힘든 업무와 스트레스에 점점 마음은 퇴사 쪽으로 굳혀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살다보니, 오히려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뭐였는지 더 간절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냥 공부가 더 하고 싶었다.
4. 나의 주변 상황을 살피자
그렇게 나의 마음이 거의 퇴사로 마음이 굳혀졌을 때, 그래도 성급하게 결정하기가 두려워서 주변 상황을 살펴보았다.
(1) 지금의 나의 경제 상황은?
- 지금까지 모아온 돈은 퇴직금까지 대략 1.5억정도,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년의 수험 생활을 하기에는 부족함은 없다고 생각했다.
(2) 집안 상황은?
- 나는 편모가정에서 자라고, 형제도 나 포함 3명이라 풍족하진 않다. 하지만 어머님이 메디컬 계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단 한순간도 금전적으로 부족한 적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사실 이게 퇴사를 쉽게 결정하는데 가장 큰 요인이었다.
(3) 나의 강점은?
- 나의 강점은 내가 생각했을 때, 감정기복이 적다는 점과 진짜 존나게 꾸준한 놈이라는 것이다. 두뇌가 막 천재, 영재처럼 비상한 편은 아니지만, 그냥 나는 존나게 꾸준했다. 한번 하자고 마음먹은 것은 몇년 동안도 꾸준히 한다. 이 블로그도 그렇고, 운동하는 것도 그렇고, 회사 다니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플랜B는?
- 세무사 시험이든 뭐든 간에 나는 이거 아니면 안된다. 이거 아니면 내 인생 망한다 라는 태도를 진짜 싫어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출구전략을 생각하여야 한다. 출구 전략은 간단하다. 그냥 다시 취업하면 된다. 나는 아직 그렇게 나이도 많지 않고, (물경력이기는 하지만) 경력도 있고, 공기업 등을 준비하면 충분히 다른 곳에 취업할 수 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고, 인생은 시험이든, 뭐든 좀 실패했다고 끝장나는거 아니다. 실패하면 끝장난다는 마인드와 다시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끝장나는 것이다.
5. 퇴사하겠습니다
그렇게 퇴사하겠다고 마음 먹고 나서 어머니한테 말씀드리니, 오히려 좋아하셨다. 나도 엄마처럼 공부 더해서 전문직이 하고 싶다고 하니, 오히려 더 좋아하셨다. 차라리 지금 나보고 수능 공부해서 약대가라고 하실정도;; 나도 그렇게 되면 좋은데, 솔직히 약대가는데 세무사 합격보다 더 힘들거 같다.
어쨋든 그렇게 어머니와도 이야기가 끝나고, 회사에서 당시 팀장님에게 퇴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게 얼마나 힘들었던지(당시 팀장님은 거의 나와 입사 시기도 비슷하고 업무도 많이 같이 해서 인간적으로 친한 부분도 있었다) 겨우 말씀드렸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속이 참 후련했다. 그렇게 퇴사 날짜도 잡히고, 나는 마지막까지 회사에 피해를 준 것 같다는 느낌에 밤 10시까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면서 4.5년을 다닌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이상으로 제가 퇴사 직전까지의 있었던 일과 심경에 대해서 포스팅해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퇴사 종용도 아니고, 김제동식 대안없는 위로도 아닙니다. 그냥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작성해보았습니다.
그럼 이후로는 퇴사 후 부터 본격적으로 세무사 공부를 했던 이야기를 작성해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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