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투자

코스피 3000시대, 이제는 하락에 대비해야 할까?(feat. 인버스, 곱버스)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에 살고 있습니다. 10년을 박스권에서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2020년 12월에 최고치를 경신하였고, 대망의 1월 6일에는 꿈의 숫자인 3,000을 돌파하여 파죽지세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신고가를 갱신하고, 3000이라는 숫자를 돌파하니, 이제는 슬슬 '실물 경제는 X망인데 주가가 신고가인게 말이 되냐? 거품이다, 조만간 대폭락장이 온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새해부터 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곱버스를 2,550억 매수하였고 곱버스는 ETF 순매수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과연 코스피 3000시대에 이제는 곱버스와 인버스로 하락에 대비해야 하는 것일까요? 결론적으로 저는 인버스, 곱버스 상품에 투자할 생각이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자본주의는 팽창의 역사이다.

1980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미국 s&p500지수의 변화, 40년간 2,700% 상승
1979년부터 2011년까지 코스피 변화, 30년동안 2,500% 상승

 미국의 대형주 S&P500의 120년 역사를 보면 평균적으로 1년에 8%가량을 성장해왔습니다. 그건 미국 얘기고, 박스피에 금융 후진국인 한국은 다르다구요? 아닙니다. 코스피 또한 지난 40년 동안 30배가량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역사적 통계로 보면 주식 시장이 1년 동안 상승으로 마감하는 경우는 미국의 경우 80년/121년, 한국은 28년/41년으로 대략 60~70% 사이였습니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팽창의 역사인데, 하락에 배팅한다는 것은 결국 이미 확률적으로 지고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곱버스, 인버스에 투자하지도 않고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2. 버블이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숏 배팅으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일 것입니다. 서브 프라임발 금융 위기 시점을 정확하게 맞춰 풋옵션으로 일약 스타가 된 인물이죠. 하지만 당시 세계 경제의 버블을 예측한 사람이 마이클 버리 단 한명이었을까요? 

 

 이미 2004년부터 미국 주택 시장에 대한 버블 경고는 꾸준히 언급되었으며, 금융기관들 또한 이에 대비하고자 했으나, 주택가격과 증시는 4년을 더 상승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마이클 버리를 제외한 수많은 숏 배팅자들은 허드슨강에 가버렸다는 전설적인 얘기가 있습니다. 

 

 비단 미국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이미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버블론은 20년이 넘게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집값 하락에 배팅한 사람들(전세 거주자)는 벼락 거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한국 부동산 시장이 버블인가? 버블이 맞다면 터지기는 하는 것인가 라는 의심마저 듭니다. 

 

 자산 시장이 버블이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정확히 언제 버블이 터질까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입니다. 버블은 절대 내가 예상할 때, 내가 원할 때 터지지 않습니다. 위대한 투자자들이 하나같이 '경제를 예측하지 말라' 라고 얘기하는데, 어째서 우리는 그 말을 콕 집어서 무시하는 것일까요? 특히나, 높은 수수료와 상승장, 횡보장에서 녹아버리는 인버스, 곱버스에 투자하는 것은 위기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예측하는 오만함이라고 생각합니다.

 

3. 하락장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채권 투자를 하자 - 아무도 관심없지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채권시장

 

하락장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저는 인버스, 곱버스 투자보다는 국채 시장을 주시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과 개별 종목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보다 규모도 1.5배 이상 거대하고, 국가가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기에 엄청나게 자산 시장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다니는 회사가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지를 따져보면 될 것 같습니다(완전히 같지는 않지만요). 실제로 채권시장의 움직임으로 인하여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은 부동산도 아니고, 애플 주식, 삼성전자 주식도 아니고, 배당주도 아니고, 금도 아닌, 미국 국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장이 왔을 때,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로 인하여 미국 국채에 돈이 몰리게 되어, 국채의 가격은 상승합니다. 이를 자산간의 상관관계가 낮다고 합니다.

 

 지금이 마이너스 금리인데, 채권에 왜 투자하냐?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현재 채권 시장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조용하게 큰 변화가 불어오고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

 미국 10년물 채권금리는 1.119%로 한 달 만에 무려 35%가량 상승했습니다(11월 30일 0.84). 물론 현재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미국 채권에 투자할만한 금리까지 상승할 것이고,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 

 

 만약 하락장이 오지 않더라도 괜찮은 채권금리로 국채에 투자해 놓는다면, 채권의 쿠폰을 받아가며 하락장까지 버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을 보면서 물 타기 하는 것보다는 채권이 더 물타기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굳이 지금 하락장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높은 수수료를 내고, 횡보와 상승장에서 녹아내리는 인버스, 곱버스보다는 미국 채권에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론

 솔직히 왜 이런 강한 상승 모멘텀의 장에서 인버스와 곱버스를 매수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왜 그렇게 시장과 경제를 예측하려는 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항상 생각하는 추세, 모멘텀도 그렇고, 역사적 통계에서도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기에 저라면 인버스, 곱버스에 별로 투자하고 싶지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