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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 영화 등 감상기

셰익스피어 4대 비극(햄릿,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 명대사 정리 feat, 고전을 읽는 이유

셰익스피어 4대 비극(햄릿,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 명대사 정리 feat, 고전을 읽는 이유

고전이 가진 힘

 최근에 재미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더라구요. 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식당에서 대화를 하면서 다소 부산스러웠던 식당이 조용해지면서 다들 음악에 집중하였습니다. 세월마저도 초월하는 어떠한 완성도를 지닌 것이 고전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을 읽는 이유

 저도 청소년 시기에 부모님이나 학교, 학원에 의해서 억지로 고전문학을 읽어야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죽을 것 같았습니다 ㅠ 세상에는 드라마, 영화 등 재미있는게 넘쳐나는데 뭔 소린지도 못 알아먹을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다니요, 따라서 그 당시 읽었던 고전문학들 대부분은 그냥 이해도 못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삼국지 같은 것을 제외하면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좀 더 커지니, 점차 이 세상에 아주 독창적인 창조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문화, 예술은 전부 다 고전의 재해석, 재창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도 조커라는 영화는 마틴스코세지의 1976년 택시 드라이버를 그저 주인공만 조커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그대로 찍어낸 것에 불과하고, 지금의 대부분의 갱스터 무비들은 '대부'의, 모든 판타지 영화, 드라마, 책 들은 '반지의 제왕'의 영향 아래 있는 것처럼요.
 

2019년의 개봉한 조커와 1976년의 고전 영화 택시드라이버, 내가 느끼기에 조커는 그냥 택시 드라이버 베끼기에 급급한 영화였다. 내가 조커라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고전이라는 것은 어떤 이야기의 원형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원형을 전혀 알지 못해도 세상을 살아가고, 작품을 감상하는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알고, 비교하면서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저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소개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은 최초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모두 죽어버리는... 왕좌의 게임식 스토리의 원조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등장인물들이 선인, 악인, 어리석은 자, 현명한 자와 관계없이 죄다 죽어버립니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굉장히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분노를 주체할 수 없지만 우유부단한 햄릿, 선한 자 였지만 탐욕에 의해 타락하는 맥베스, 고결한 장군이지만 내면 깊히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오셀로 등, 이미 500년 전에 이렇게 입체적으로 인물을 그려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셰익스피어의 이러한 인물들을 보면 최근의 한국 대중매체에서 만들어내는 인물들이 얼마나 단순하고 대충만들었는지가 아쉽기도 합니다.

 햄릿

  덴마크의 왕자인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한 숙부에게 복수를 계획, 실행하면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디즈니의 최고 걸작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이 햄릿을 원작으로 한 우화라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현대에 예능에서도 인용되는 유명한 문구가 바로 이 햄릿에서 등장한 것입니다.
 

맥베스

 스코틀랜드의 위대한 장군 맥베스가 마녀들의 예언에 의해 권력에 대한 유혹에 빠지게 되어, 왕을 살해하고 스스로 왕이 되었지만, 오만함, 폭정 등으로 그 또한 반란으로 인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가장 스케일이 크고, 그에 따라 비극미가 잘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탐욕에 의해 파멸, 타락하는 이야기의 원류라고 생각합니다.
 
 맥베스가 후대에 남긴 영향은 엄청난데요, 현재까지도 영화로는 3번이나 리메이크 되었고, 가장 유명한 것은 반지의 제왕으로, '인간 남자(men)에게는 죽지 않는 마법사왕'과 '걸어다니는 숲'  또한 맥베스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남자에게는 죽지 않는 마술사왕, 톨킨은 맥베스를 읽으며 '여자에게서 태어난 자(man)에게는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예언에 '그럼 맥베스는 여자한테 죽겠군!' 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리어왕

 영국의 리어왕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그 중 자신에게 아첨하는 첫째, 둘째 딸에게만 권력을 이양하고, 지나치게 정직한 말을 하는 막내딸은 재산을 한푼도 상속하지 않고 프랑스로 내쫓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서 리어왕은 첫째, 둘째 딸에게 학대를 받게되고, 이를 구원하기 위해 막내딸 코델리아는 프랑스에서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쳐들어오게됩니다. 하지만 프랑스군은 영국군에게 패배하게 되고, 이에 따라 리어왕과 막내딸 코델리아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됩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인간에 대한 학대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지금에 와서도 읽어도 웃음이 터지게하는 재치있는 대사들도 많아서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리어왕과 막내딸 코델리아의 비극적인 이야기 외에도 불륜 등 궁중 치정극도 극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여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데, 역시 왕좌의 게임식 모조리 죽어버리는 이야기의 원조다운 비극적인 결말입니다.
 

 오셀로

 유능하고 도덕적으로도 고결한 베니스의 무어인(흑인) 장군 오셀로는 베니스의 아름다운 귀족 여인 데스데모나와 결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유능한 것은 시기를 사는 법, 그의 부하인 이아고는 오래 전부터 오셀로를 시기하고 있었고, 이아고는 오셀로가 무어인이라는 점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오셀로를 꾀어 데스데모나가 자신의 부하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여 자극합니다. 이에 그 동안 쌓여왔던 열등감이 폭발하여 분노로 데스데모나를 살해하게됩니다. 하지만, 이 끔찍한 살인 이후 곧바로 이는 이아고의 거짓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오셀로는 이 사실을 가감없이 베니스에 알릴 것을 부탁하며, 자결하고 맙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엄청나게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1500년대에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품이었으며,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결혼, 인종차별에서부터 오는 열등감 등을 어떻게 이 시기에 벌써 이렇게 표현했는지 감탄이 나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무려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해결되지 않는 인종문제에 대해서 이미 그 당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셰익스피어의 안목이 대단할 따름입니다.
 
 한편 희곡 '오셀로'에는 오셀로, 데스데모나 만큼이나 순수한 악인 '이아고' 또한 주요한 연구주제가 된다고 합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악인들은 최소한 최후에는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혹은 애초에 선한 자가 어떤 오해 등으로 악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아고'의 악행의 동기는 순수한 '시기, 질투' 이기 때문이죠. 
 

4대 비극 명대사 정리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는 현재까지도 많이 인용되는 대사들이 정말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감명깊고, 혹은 어디가서 아는 척하기 딱 좋은 몇가지 구절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런가!"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참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 마음속으로 참아야 하느냐,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난과 맞서 용감히 맞서 싸워 그것을 물리쳐야 하느냐."

-햄릿
"맥더프를 조심하라. 파이프의 영주를 조심하라"
"여자의 뱃속에서 태어난자로서 맥베스를 쓰러뜨릴 자는 없다"
"어디서 반역자가 나타나건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으리라. 버남의 대삼림이 던시네인의 높은 언덕까지 쳐들어오지 않는 한."

-맥베스에서 세 악마의 예언
맥베스 : 여자로부터 태어난 자에게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맥더프 : 이 맥더프는 어머님의 배를 가르고 달도 차기 전에 태어난 몸이니
맥베스 : 그 말이 이 사나이의 용기를 꺽어 버리는구나! 더 이상 속임수나 부리는 마귀 같은 놈들은 믿을 수 없다. 애매모호한 말장난으로 약속을 지키는 듯 하더니 결국은 깨뜨리고 마는구나. 이제 희망도 산산조각이 났다. (중략) 자 덤벼라 맥더프.

- 맥베스에서 운명을 받아들이며 맥더프와 결투하며

 비극미가 정말 잘 살아있지 않나요? 제왕절개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틀렸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못된 정보였네요 ㅎㅎ 제왕절개라는 말은 로마 시절 카이사르 때문에 생겼다고 합니다. 친절하게 댓글로 알려주신 분에게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이 야비한 축구선수같은 놈아“
"왜 그러세요, 또 음울한 생각에 잠기신 거에요? 사람이란 세상에 태어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세상을 떠나는 것도 임의로는 안되는 법이에요. 때가 모르익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 갑시다."

-리어왕

 

“그렇지만 질투심 많은 사람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지요. 근거가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질투하기 때문에 질투할 뿐이에요. 질투하는 것은 스스로 잉태되어 저절로 태어나는 괴물이죠”

“매춘부의 숙명이지. 아무리 많은 남자를 속이며 살아왔어도 국에는 스스로가 한 남자에게 속고 마니까. 그녀석, 그 여자의 애기 를 하면 웃음이 터져 견디지 못할 거야. 오는구나.”

-오셀로

오늘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들 읽고 느낀 점에 대해서 작성해보았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고전이 왜 위대한 지 알게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희곡인만큼 소설처럼 읽기 너무 어렵지도 않고, 고전이라는 편견과 달리 너무 재미있는 문체로 쓰여져서 놀랐습니다. 또한 너무 유명한 구절들이 많아서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도 좋고 똑똑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ㅎㅎ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듣기만 해보고 아직 읽어보시지 못한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