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문직이 될 상인가? 전문직 시험 진입할지 여부 이렇게 판단하세요!(세무사, 노무사, 감평사)

안녕하세요? 2023년 세무사 2차 시험에 합격하고 돌아왔습니다. 바야흐로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문직 시험 열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세무사, 노무사, 감평사 등 전문직 수험에 진입하는 인원수는 고점을 갱신하고 있죠. 저도 그 중 하나였구요. 그리고 지금도 이런 전문직 시험에 도전해볼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전문직 시험 도전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할만한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합니다. 동기부여, 절실함 같은 뻔한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동기부여, 절실함은 세무사 시험 합격과 전혀 상관없고, 오히려 안좋으니 저는 절실하지 말라고 얘기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 주제는 제가 항상 포스팅해보고 싶은 내용이었지만, 그 동안은 수험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이제야 전문직 도전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포스팅을 남길 수 있어서 기쁩니다. 또한 저는 총 수험기간 2년 3개월(21년 5월~23년 8월)로 유예로 한번에 합격한 사람이기 때문에 믿고 보셔도 됩니다.
1. 상위 5%의 성과를 달성해본 경험이 있는가?

첫 번째 기준은 상위 5%의 성과를 달성해본 경험이 있는가 입니다. 분야는 당연히 공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베스트겠지만, 굳이 공부가 아니라 스포츠, 경연대회 등의 경험도 상관이 없습니다. 나는 인생에서 그렇게 내 위치를 순위로 매겨본 적이 없다 라고 하시는 분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전국민을 일렬로 줄세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습니다. 모집단이 크고 성적이 정규분포를 이루는 시험인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이정도 성과를 낸 경험이라면 전문직 시험합격 여부와 상관관계가 매우 크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즉, 수능에서 누적 백분위 5% 이상의 성과를 달성해본 경험이 있다면 전문직 도전하면서 크게 어렵지 않다고 느끼실 수 도 있습니다.
매년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는 인원은 700명정도입니다. 그리고 매년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는 인원은 15,000명입니다(물론 올해는 기록적으로 많은 인원인 18,000명이 도전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최고점이고 내년부터는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대략 4.7%정도 입니다. 또한 세무사, 노무사 등의 시험은 그 모집단 자체가 특정 집단에 치우쳐져 있지 않고, 지방대부터 인서울 중상위권 대학, 대학생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모두 도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통계가 왜곡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수능시험과 상관관계가 매우 크다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CPA는 다릅니다. 이렇게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세무사, 노무사 시험보다 회계사 시험이 쉬운 시험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회계사 시험이 훨씬 어려운 시험입니다. 왜냐하면 회계사 시험은 기본적으로 인서울대학의 상위권~최상위권 학생들만 도전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모집단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전문직 시험 최종합격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상위 5% 이상의 성과를 내본 사람들은 그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서 엄청난 노력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노력에 대해서 한계를 느끼지 못하시는 분도 있고, 비교적 쉽게 한계를 뛰어넘으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러한 경험이 한번도 없으신 분들이라면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떠한 벽을 마주하게 되고, 진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이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비교적 모집단이 정규분포를 이루는 시험에서 이렇게 산술적으로 생각해보는 것 또한 내가 전문직에 도전할지 말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2. 고통에 대한 인내력과 꾸준함 - 너무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해본 경험

세무사 시험 합격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명석한 두뇌? 좋은 스터디 파트너? 완벽한 계획? 아닙니다. 저는 고통에 대한 인내력과 꾸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 생활은 정말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앉아서 공부만 하는게 도대체 뭐가 힘드냐? 라고 말하시는 분들은 아마 공부를 잘 해본 경험이 없으신 분들일 겁니다. 공부라는 것은 인간의 생존본능에 매우 불리한 것으로 인간은 애초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하도록 진화하여 왔습니다. 따라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매일 매일 인간의 본능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당장 육체적으로는 목디스크, 어깨통증, 두통, 전반적인 체력저하 등이 발생하고, 정신적으로는 말도 할 것없이 피폐해집니다. 저 또한 수험 기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관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한번정도는 잠도 이루지 못하며 방바닥을 굴러다니는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다 겪어내고 본능을 억제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상에 앉아서 꾸준히 공부하는 고통에 대한 인내력이야 말로 전문직 시험 합격에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 고통을 이겨내고 계속 꾸준히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고통 이후의 페이즈에는 평안함이 온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으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저는 본인이 이러한 고통에 대한 인내력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아보는 것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이 있는지 체크할 것을 권장합니다. 운동이란 분명 건강에는 좋지만,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통 이후에 운동이 습관이 된다면 운동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고 평안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고통에 대한 인내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입니다.
앞서 말한바와 마찬가지로 굳이 이게 운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 인생에서 진짜 뭔가 하는데 뒤지게 힘들고 뒤지게 하기 싫지만(하면서 즐거웠던 재미있어서 꾸준히 했던 것은 안됩니다) 미칠듯한 인내력과 꾸준함으로 무엇인가 2년 이상 해낸 경험이 있는 지를 생각해본다면 전문직 시험에 도전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3. 감정변화가 심하지 않은 사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수험 생활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몇 분마다 기분이 오락가락 하고 쉽게 우울에 빠집니다. 특히 친구들이 뭔가 취업하거나 결혼하거나 인생에서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일 때는 더 그렇습니다. 이 때 지나치게 감정변화가 심한 사람은 본인의 감정 때문에 공부에 집중해야할 때 집중하지 못하고, 순간의 기분에 따라 말초적인 행동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너무 공부가 힘들어서 우울하다면 순간의 우울을 달래줄 자극적인 스마트폰이나 SNS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감정변화가 심하신 분들은 여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순간의 우울과 외로운 감정을 남자로 달래려고 한다던지, 남자의 경우에는 중독적인 물질인 게임, 술 등에 너무 쉽게 빠지게 됩니다.
반면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울해하지 않는게 아닙니다. 우울해도 공부합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모의고사 점수가 바닥을 깔아도 공부합니다. 그냥 공부합니다. 마음이 단단하다고 해야할까요, 즉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들은 "아, 이번에 모의고사 망해서 우울해서 공부가 손에 안잡혀..." 라고 푸념한다면 마음이 단단하신 분들은 "이번에 모의고사 망했네, 다음에 잘봐야 되니까 공부해야지" 라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멘탈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런 멘탈적인 부분은 오히려 20대의 대학생 어린 친구들보다는 30대에 직장생활을 좀 해보면서 사회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월등히 좋더라구요.
반드시 본인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주변에서 본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어보세요. 감정기복이 심한지, 쉽게 우울감에 빠지지는 않는지를 말이죠. 전문직 시험은 상당히 힘들고 외롭게 지내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결국에는 강한 멘탈을 가진 사람,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저는 이 시험에 진입하기 전에 위의 세가지 기준에 대해서 부합하는지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누적백분위 상위 1.8%였습니다. 두 번째, 저는 취미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자신과 약속하면서 오늘은 운동하러 가는 날이다 라고 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오나 누가 때려죽여도 무조건 자신과의 약속은 지키는 스타일 이었습니다. 세 번째, 저는 태생이 멘탈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멘탈이 갈리는 일들을 겪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습니다. 지금도 저의 최고의 장점이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시험을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제가 합격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힘든 일도 너무 많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상에 다시 앉아서 공부를 계속 했고, 2년 3개월의 동차, 유예기간을 거쳐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오늘은 전문직 시험에 도전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판단에 도움이 될만한 정량적, 정성적 저만의 기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본인을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객관적으로 장점은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판단해보세요. 위에 해당하시는 분들이라면 생각보다 쉽게 세무사 시험정도는 합격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불합격, 장수하는 것은 아니닙니다. 특히, 과거 수능 성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가진 꾸준함, 멘탈 강도에 따라 어느 한계를 돌파하려면 정말 뼈를 깎는 엄청난 고통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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