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 60회 세무사 2차 시험 생생한 후기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에 세무사 2차시험을 보고왔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참 후련한 기분이네요.
느낌 상으로는 그다지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유예생으로 시험이 어땟는지 후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이하에서는 일기처럼 작성해볼까 합니다.
서론
시험 당일인 8월 12일, 눈이 저절로 7시에 떠졌다. 지금은 꿈이 생각나지 않지만, 좋지않은 꿈을 꿨던 것 같다. 몇일 전부터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엄청나게 계속해서 악몽을 꿨었다. 그리고 계속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시험 당일에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역시 인생 짬밥은 그냥 먹는게 아니다. 중요한 일이 있다면 다 저절로 눈이 떠지기 마련이다.
시험 보는 장소는 명일중학교, 택시로 15분거리, 그다지 급할 것 없다고 생각해서 머리도 감고, 당분을 뇌에 공급하기 위하여 편의점 빵쪼가리로 아침을 떼우고 출사표를 던지는 마음으로 시험장소로 향했다.
본론
1. 시험장 도착부터 1교시까지
시험장에는 8시 10분쯤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액상 담배로 니코틴을 체내에 공급해주고, 바리바리 싸들고 온 책들과 계산기 그외 등등 물건을 책상위에 정리하였다.
재무회계 연습서, 원가관리 연습서 이론편을 펴놓고 책을 보는 척을 했다.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는 척이었다. 시험 시작 전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차라리 빨리 감독관이 수험서 그만보라고 해줬으면 했다. 아 그리고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화장실을 세번이나 왔다갔다했다. 이 지긋지긋한 시간이 끝나고 어느 새 시간은 9:30, 1교시를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2. 1교시 : 회계학 1부
회계학 1부 파본검사를 하는데, 한숨이 나왔다... 겁나 많았기 때문이다. 아 올해도 양으로 조지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던 것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던 연결회계가 출제되었기 때문에 그래도 이거 풀면 되겠다 싶었다(이게 이번 시험 최대의 실수란 것도 모른채)
회계학 1부는 원가관리회계가 재무회계보다 더 중요하다. 마음이 급해지면 안풀리고, 재무회계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 틀려도 상관없다. 그리고 올해는 재무회계 2번 문제가 양이 엄청나게 많다고 느껴져서 마지막에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원가관리부터 풀기 시작했다.
올해 원가관리회계는 작년보다 더 어려웠다. 3번문제도 쉽지 않았고, 4번문제는.... 시간이 있다면 풀었겠지만, 괜히 건들였다가는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4번 문제의 마지막 물음은 절반만 풀고 재무회계로 넘어갔다.
재무회계 또한 남들은 쉽다고 하는데... 나는 솔직히 작년보다 어렵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문1은 거의 다 맞았는데, 문제는 문2... 이놈에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문제 조건 하나 놓치면 다틀리게 출제를 해서 진짜 거의 다틀렸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아 그래도 연결회계 세무사시험에서 처음 출제인데 무난하게 냈겠지 하고 배점도 크고 그래서 10분정도 남기고 법인세회계 제끼고 연결로 넘어갔는데, 아뿔싸.... 이놈이 장난이 아니었다. 상향 하향 배당까지 죄다 쳐박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같은 놈이었다. 그리고 풀면서 아 큰일났다 싶었는데, 남은 시간은 3분, 이제 돌이킬 수조차 없었다. 역시 연결회계도 시간도 너무 없고, 심장은 쿵쾅거리고 너무 급하게 풀다가 배당을 올해 준 걸로 자료를 잘못해석해서 다틀렸다.... 차라리 법인세회계를 끝까지 다시 풀걸 싶었다.
3. 2교시 : 회계학 2부
나는 회계학 2부가 언제나 제일 취약과목이었다. 모의고사에서도 가장 못봤다. 그래서 항상 마음가짐이 55점만 넘자였다. 작년 동차때는 34점... 합병, 분할, 연결납세, 최저한세를 공부하지 않아 어차피 풀 수 있는 문제가 없었다. 올해는 그냥 시간이 부족할정도로 열심히만 풀면 그래도 55점은 나온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나는 항상 부가세-법인세-소득세 순으로 문제를 풀었는데, 파본검사를 하면서 소득세가 법인세보다 더 쉬워보여서 부가세-소득세-법인세 순으로 풀기로 생각하고 부가세부터 풀었다. 근데 또 이게 화근이었다. 부가가치세가 미친듯이 어려웠다.
작년에도 부가세가 그렇게 쉬운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형적인 스타일이 출제 되었고, 그 어려운 부분도 딱 하나였다. 근데 올해는 물음 1번부터 미친것처럼 어려웠다. 그래도 차근차근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풀었는데, 자료의 맨 마지막에 겸용주택 이 미친새끼가 있어서 아 X됐다 싶었다. 그래서 일단 빨리 다음 물음풀고 그랬는데 이것도 개어렵고, 이미 멘탈이 나가버린건지 간이과세도 미친듯이 어려웠다. 그리고 나서 다른 법인세 소득세 문제를 다 풀고, 50점 이상 받으려면 무조건 부가세에서 일정점수를 받아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돌아와서 푸는데도 너무 어려워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겸용주택만 구해서 안분해서 구해서 이미 구한 자료에 더하기만 했는데 신기하게 T/I 발행분 빼고는 다 맞았다... 진짜 한숨 놨다. 다른데서 실수를 많이 했는데 여기서 만회를 좀 한 것 같다.
소득세는 다행히 예상처럼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딱 20분 잡고 풀어서 마지막에 양도소득은 못풀었고... 법인세는 그냥 무난했던 것 같다. 근데 소득조정합계표는 답을 적어오지 못해서 그냥 복기해서 다시 채점했는데, 내가 뭐라고 썻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났다. 그래서 최대한 쥐어짜내서 기억안나는 부분은 그냥 다 틀렸다고 보수적으로 채점했는데... 좀 불안하다. 그리고 법인세 2번 문제는 너무 긴장해서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라는걸 셋째자리에서 반올림하고 아주 난리를 쳐놨다.... 제발 착한 교수님이 맞게 채점해줬으면 좋겠다 ㅠ 그래도 보수적으로 그냥 틀렸다고 생각하고 채점했다.
근데 세무사 출제 교수님들은 참 잔인한게, 보통 대손충당금 문제는 CPA 같은 경우에는 딱 떨어지게 출제를 해서 빨리 넘어갈 수 있게하는데, CTA는 그렇게 출제 안한다. 나는 그래서 잘 풀어놓고도 잘못푼 줄 알고 심박수가 올라가서 실수하고 자료분석 다시 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다....
4. 3교시 : 세법학 1부
회계학 1부의 대형참사와 회계학 2부의 잔상이 머리에서 사라지지도 않았다. 유예3기 시험을 볼때는 항상 회1,2만 시험치고 나면 아 이제 끝났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전에서는 세법학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 때문에 밥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열심히 보는 척했다.
그리고 파본검사를 하면서 문제를 찬찬히 살펴봤는데, 아.. 이제 당분간은 세법학으로 조질 생각은 없는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초고교급 S급 주제들 70%에 나머지 30%는 조금 지엽적이거나 덜 중요한 것을 섞어서 낸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국기, 법인은 무난했는데, 소득세가 상당히 풀기가 난해했다. 강의를 들어보니 그래도 과세제외, 비과세, 일부과세, 전액과세..... 그래도 이건 한개빼고는 다 맞았는데, 구분기장의무는 근거가 빈약하게 작성했고, 일용근로자의 소득세법상 규정 이건 뭐 난생 처음보는거라 막 지어썼다.
그리고 상증세도 상속의 정의는 내가 제대로 외우지 않아서 그런지 논점이탈을 해버린 것 같고,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았다. 그리고 14점짜리로 가업상속공제 문제를 내서 나는 일단 중소기업, 피상속인, 상속인, 중견기업 요건을 다 썼는데, 잘 모르겠다... '가업'자체만 물어보는 것 같긴했는데, 이걸로만 14점을 써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불안하다.
4. 마지막 교시 : 세법학 2부
이번 시험에서 불합격한다면 아마 회계학 1부와 세법학 2부 때문일 것이다. 세법학 2부는 조특법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진짜 중요한 법령들만 냈는데, 문제는 출제량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작성을 못했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는 이건 뭐 그냥 물어보는 규정이 진짜 너무 많았다. 부가세는 7점짜리 물음을 5개 출제했는데, 거의 요구하는 작성량은 10점 12점 수준이었다. 진짜 쓰다가 내가 맞게 쓰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고, 개별소비세 물음2번까지 풀다보니 시간이 이미 한시간이나 지나있었다. 그리고 부가세 물음 하나는 모르겠어서 넘겨서 다시 풀어야됐는데, 다시 심박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개소세 물음3번부터는 거의 날림으로 작성했다 ㅠㅠ 지방세도 20점이나 되서 사실 관계법령을 좀 더 써야됐는데, 이거 다 쓰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어서 판례 내용만 대충 빨리 쓰고(다행히 어렵지는 않았다) 대망의 조특법으로 넘어갔는데, 파본검사할 때 그래도 외운 법령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내가 외운 요건만 빼고 출제가 되었다... 아마 교수님도 수험생이 그것만 외울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출제했겠지만... 하 진짜 미치겠어서 그냥 내가 아는 과세이연 방법을 진짜 간단하게 써서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이 규정만의 특정한 방법이 있기는 했는데, 도저히 기억이 안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사후관리 규정이나마 똑바로 썼다는거... 근데 그것도 좀 빈약하게 쓸 수 밖에 없어서 몇점이 채점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부가세로 돌아와서 진짜 도저히 모르겠어서 그것도 내가 아는 법령을 찍어서 제출했다. 근데 강평을 들어보니 맞게 쓰긴했더라. 환율관련해서는 아예 언급도 안해서 점수가 좀 깎이겠지만...
결론
이렇게 저의 두번째 세무사 2차시험이 끝났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내가 채점할 수 있는 회1, 2 점수가 와 시발 이거는 세법학 과락만 넘으면 합격이다 이 수준이 아니라서 세법학 점수까지 받아봐야 합불여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 기대하는 점은 저는 세법학을 항상 잘해왔고, 그 동안 유예2, 3기 18번의 모의고사에서도 항상 세법학 1,2 부 중에 하나는 점수를 캐리해줘서 실전에서도? 라는 기대감은 있네요..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시험을 보고나면 굉장히 우울할 줄 알았는데, 그 동안 너무 힘들었는지, 후련한 마음이 크네요. 혹은 나이도 많이 먹고, 사회생활도 하면서 조금은 마인드면에서 성장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만 제 60회 세무사 2차시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하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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