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투자

인간 지표에 관하여 : 인간 지표 활용으로 미증시 바닥 잡은 썰.ssul

인간 지표가 뭐야?

 주식 시장에는 인간 지표라는 말이 있다. 숫자로 시장의 상태를 표현하는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나 대중의 행태로 현재 주식 시장의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과열된 시장에 몰리고, 지속된 하락장과 횡보장에 버티지 못해 던져대면 주가는 다시 상승하기에 개인 투자자들을 비하하거나 혹은 그들의 자조적인 심리를 표현하는 의미 이기도 하다.


 내가 실제로 겪었던, 아니면 행했던 인간 지표들
① 친구, 회사 동료들이 주식 얘기를 하며 급등한 특정 종목에 투자하여 돈을 번 사람들을 시기한다. 그리고 남들 몰래 매수한다 ☞ 높은 확율로 고점이고 곧 조정이 온다.

② 친구, 회사 동료들이 주식 투자한다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척하고 주식 투자 안하는 사람들은 묘한 우월감을 뽐낸다 ☞ 높은 확률로 무릎 근처이다.

③ 조정이 왔을 때 저가 매수 기회라며 급락한 우량주들을 개인 투자자들이 줍줍한다 ☞ 아직 조정 시작도 안했다. 혹은 이미 조정장이라면 향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며 다른 종목들을 급등시키며 개인 투자자들을 열받게 한다.

 

 개인적으로 3번은 진짜다... 나도 당했다, 피말려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아무리 급락한 우량주라고 할지라도 쉽사리 손이 나가지 않는 이유이다.

 

이 기사가 나간 후 바로 다음날 테슬라 21% 하락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어느정도 상승한 모습니다.

나도 일개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개인 지표 노릇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인간지표 덕분에 최근 운 좋게 미증시의 바닥을 잡은 경험이 있어,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인간 지표로 미증시 바닥 잡은 썰.jpg

 때는 20년도 2월, 미증시는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었다. 나는 이미 20년도부터 미증시에 투자하고자 했기 때문에 1월 1일부터, 애플, 코카콜라 등의 우량주에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코로나가 엄청난 기세로 퍼지기 시작하더니, 미증시는 폭락을 시작하였다. 하루에 서킷브레이커가 2번 발동하고, 지수가 하루만에 10% 하락, 다음날 7% 반등하는 등 전체 지수가 약 한달만에 30%가 증발해버렸다. 나는 어김없이 상투를 잡아버린 것이다...

 

 대략 한달 간의 대폭락장 이후 회사에서 내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조심스레 내게 걱정하는 척을 하였고, 일부는 들으란 듯이 "주식투자 그런거 하는거 아니야, 예적금이 최고야." 라던가 " 주식 하지마, 그거는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일해서 노동으로 돈 버는게 최고야"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나는 이제야 다시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내가 틀렸으면 어떡하지? 다시 오지 않을 고점에 내가 물린 것은 아닐까? 지금이 미증시의 적정한 가격 아닐까? 라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나는 그 두려움을 무릎쓰고, SPY와 애플을 매수하였다. 정확히 3월 23일 $234에 매수하였다.

지금 다시 보니 엄청나게 운이 좋았다, 그날이 정확한 바닥이었고, $223가 최저점이었다.

 당시 나는 레이 달리오와 존 보글 선생님의 패시브 투자에 한창 빠져있었고 때문에 SPY를 선택했다. 이후 미증시는 이렇다할 조정 없이 미친듯이 상승하였고, 지금에서야 조정을 다시 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인간 지표로 조정 신호를 보냈던 미증시

 최근의 미증시 하락은 이전에도 이미 수많은 인간지표를 보내고 있었다. 내 주변에서는 딱히 없었지만, 테슬라, 애플의 액면분할로 기업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달라붙는 개인의 매수세, 일론 머스크의 이름이 예뻐서 투자하는(?) 사람들까지....

제발 이렇게 투자하지는 맙시다...

 사실 주식 시장이라는게, 대중의 심리로 움직이고, 기관의 프로그램은 과열 조짐이 보이면, 기계적으로 던져대기 때문에 인간지표라는 것이 나름 일리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번 조정장에서도 퇴출되지 않고 살아 남기를 바랄 뿐이다.